지금 대학생들은 겨울방학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신년 계획 중에서 '운전면허 따기'가 많이 보이는 때인 만큼
예전에 써놓은 글을 다시 올려본다.
독학파든 학원파든 모두들 면허 한 방에 취득하길!
#1 면허 취득에 지출한 총비용
(2018년 11월 기준)
[자동차 운전전문학원]
- 학원 수업 기본반
1) 학과 교육(3시간) 19,800원
2) 장내기능 교육(4시간) 228,800원
3) 도로주행 교육(6시간) 343,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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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1,800원
- 보험료: 14,200 (※현금)
- 원내 도로주행 검정료 : 4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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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 갖다 바친 돈= 650,000원
[면허시험장]
◆ 필기시험: 7,500원 (※현금)
- 신체검사비: 6,000원
- 기능시험: 18,500원
◆ 연습면허 발급: 3,500원 (※현금)
◆ 운전면허증 발급: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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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에 갖다 바친 돈 = 43,000원
[기타]
-여권사이즈 사진 촬영: 15,000원
-사진 추가 인화: 5000원
-시뮬레이터 15분 2000원 x 2회: 4,000원 (※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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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합 = 717,000원
추가 설명을 하자면,
1) ◆ ← 이 표시는 면허 취득을 위해 누구나 공통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고, 나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학원 안 다니고 독학으로 유튜브만 보거나, 실내 운전면허장에 등록해서 취득하는 사람도 있다. 신체검사도 몇 개월 내로 건강검진 내역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따로 안 받아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신체검사받은 건 검진비가 20만 원짜리라도 안 된다. 나의 경우임)
그리고 운전면허학원은 원내에서 자체 시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44,000원 지불하고 기능시험 봤어도 되는데, 난 이 돈이 아까워서 18,500원으로 훨씬 저렴한 동네 거점지역 면허시험장 가서 시험 봤다. 가능하다면 그냥 학원에서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의외로 학원 코스가 난이도가 더 쉽다. 내가 시험 본 면허시험장은 오르막길 정지선의 폭도 훨씬 좁고(체감상 그런 것일 수 있지만 내 앞번호 사람들이 여기서 바로 실격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학원처럼 연석에 노랑/검정 표시도 없어서 T 주차할 때 어려울 수 있다.(하지만 난 감점 1도 없이 완벽하게 주차하고 나왔다 후후)
2) ※현금이라고 표기해둔 것은 반드시 현금으로만 결제 가능하다.
#2. 면허 취득 과정
취득까지 딱 9일만 시간을 들였으며 ( 주말, 대기시간 포함하여 약 2주 소요) 학과, 기능, 도로주행 모두 한 번에 합격했다.
무리하지 말고 하루에 하나씩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보통 하루에 2시간씩 교육받는 걸 추천했다. 사람 많이 몰리는 수능 끝난 겨울이나 대학생 방학시즌은 수업이든 시험이든 대기시간이 엄청 길어지니 피하는 것이 좋고, 시험은 특히 토요일에 직장인이 많이 예약해서 보기 어렵다. (학원 기준이며, 면허시험장은 토요일에 시험일정이 없다)
1일 차: 학과교육 3시간
2일 차: 원서 작성 및 신체검사, 학과 필기시험
3일 차: 기능 교육 2시간
4일 차: 기능 교육 2시간
5일 차: 강서 면허시험장에서 기능 시험, 연습면허 발급
6일 차: 도로주행 교육 2시간
7일 차: 도로주행 교육 2시간
8일 차: 도로주행 교육 2시간
9일 차: 학원에서 도로주행 시험, 운전면허 발급
#3. 꿀팁
1) 네이버는 물론이고 구글에서 서치 해서 학원 후기 모두 읽고 지뢰 강사를 피하도록 하자. 나의 경우 '00 학원 추천 강사', '강사님' 등으로 서치 해서 다행히도 좋은 기능, 도로주행 강사를 만났다. (성실하시고 코스도 직접 그림 그리신 걸로 알려주셨다. 매번 긴장 풀라며 목캔디를 건네주셨다.)
하지만 실전 도로주행 시험 때는 시험관의 자질이 좀 의심스러웠다. 학원에서 날 떨어뜨려서 시험비 더 받으려고 하는 건지...모범생인 나는 배운 그대로 정석적으로 운전하고(뇌피셜일 가능성도 높음) 주행에서 이슈가 없었는데도 일부러 점수 깎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커트라인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일례로 도로주행 무사히 마치고 우회전해서 학원 입구로 들어오는 마지막 순간이었는데, 평소 강사가 늘상 강조했던 지점이라 한 번 더 신경쓰고 있던 차였다. 우회전하기 전에 우측 확인해서 뒤에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오는지 살피고 특히나 학원 앞이라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녀서 보행자를 조심해야 하는 지점이었다.
때마침 옆을 보니 사람 한 명이 지나가려해서 아주 잠깐 대기하고 있었는데 옆에 시험관이 승질 내면서 왜 안 들어가냐고, 심지어 내 핸들에 손대려고 했다. 그냥 들어가면 보행자 위협행위라 바로 ‘실격’인데?
참고로 난 그 앞에서 꾸물대지 않았으며 시험 직후 차에서 내리면서 시험관이 뾰루퉁해하며 “딴건 몰라도 밟는건 하나 시원시원하게 잘 하네.”하며 마지못해 말하는 느낌으로 통과했다고 말해줬다. 그래도 감점 엄청 당했다는건 강조하면서.
2) 학원마다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비가 다르다. 내가 다닌 운전면허학원의 경우 둘 다 44,000원이었는데 난 당시에 이것도 비싸다 싶었는데 다른 곳은 5만원 이상 하는 곳도 있나 보다. 그렇다고 뭐 2배씩 차이나는 건 아니니까 몇 천원~몇 만원 차이에 너무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최대 몇 회까지 트라이해야겠다는 목표를 (조금은 넉넉히) 세운 다음 이 안에서 반드시 끝내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실내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상담받았을 때 어떤 사람은 계속 떨어져서 면허 취득에 170만 원 쓴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근데 생각보다 이런 장수생이 수두룩한 것 같다. 시험을 너무 막막하고 어렵게 여기진 안되, 반대로 또 만만하게 보기보다는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3번 안으로 합격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한 번만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오히려 한번에 안붙으면 절대 안돼!!하고 힘주면 꼭 운전면허가 아니라 뭐가 되었든 더 잘 안풀리는 것 같다.)
3) 기능시험이 2017년 12월부터 개정돼서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학원 다녀보고 시뮬레이터도 한참 다른 사람 하는 거 구경하고 내가 직접 타보니까 기능시험만큼은 학원에서 배우는 게 마음 편하고 낫지 않나 싶다. 시뮬레이터랑 실제 시험은 너무 다른 느낌이랄까. 학원교육에서 코스 연습할 때나 시험 볼 때나 난 거의 감점 안 당해서 95점~100점 자주 나왔는데 시뮬레이터에서는 배운 대로 써먹으려 하면 툭하면 검지선 밟았다 하고 사고 나고 그랬다ㅎㅎ; 확실히 화면과 실제는 다르다. 그래도 도로주행은 코스 익히고 차선 변경 연습 겸 시뮬레이터 타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아무튼 결론은 실내 운전면허 연습장도 합격 완전보장반은 현금가 37만 원인가 했고, 한 시간에 3만 원, 두 시간에 5만 원으로 비쌌는데 시뮬레이터 타보려면 그냥 면허시험장 내에 있는 2000원짜리 기계로 저렴하게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다만 사람 많은 시간대에 가면 대기시간이 길다.
4) 머리 아프지않게 속성으로 따려면 학원에서 배우고 학원 내에서 시험 보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하지만 돈은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일단 가족이나 지인 중에 운전하는 사람이 있어서 연수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 기능만큼은 어디서 따로 코스 그대로 현장감 있게 연습해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냥 학원이 제일 빠를 거 같고 도로주행의 경우에는 면허시험장 코스를 동영상 많이 보고 따로 외워서 가족과 실제로 충분히 운전 연습한 다음, 시험장에서 25,000원 지불하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럼 학원 도로주행 교육비 34.3만 원+시험비 4.4만 원=약 38만 원을 아낄 수 있다.
5) 도로주행 시험은 가능하면 꼭 평일! 그중에서도 화요일! 또 그중에서도 낮 12:00-1:00 사이에 시험 신청해서 보는 게 가장 좋다.(통계 확인함) 교통량이 가장 적을 때 보면 아무래도 차선 변경도 쉽고 돌발상황도 덜 발생할 테니... 게다가 신호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총 대기시간, 시험 소요시간도 줄어든다.
6) 도로주행 시험 때 나는 5명 중에서 마지막 순서로 걸렸는데, 대기시간이 약 1시간 반 걸렸던 것 같다. 좀 지루했지만 덕분에 그 시간 동안 코스 복습 많이 할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순번상으로 가장 첫 번째와 뒤에서 두 번째가 별로 안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가장 먼저 시험보면 앞사람 차에 타서 시험과정을 미리 예습하는 기회를 놓치고, 맨뒤에서 두번째 사람은(*시험 인원이 홀수인 경우) 마지막 사람을 위해 2번이나 참관해야 해서 집에 늦게 가야 하기 때문이다.
7) 난 우회전보단 차선 변경이 더 어렵게 느껴졌는데, 과감해지는 게 좋다! 엑셀 충분히 밟아서 속도를 내야 들어가기가 더 수월하다. 내 앞에 시험 본 분은 후들후들하다가 차선 변경을 못해서 시험 시작한지 5분도 안돼서 실격되셨다ㅠㅠ 허무하게 실격될 바에는 깡을 가지고(물론 안전이 우선이지만) 차선변경을 하는 게 낫다.
8) 코스 암기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다. 4가지 코스 중에서 엇비슷하면서도 헷갈리는 부분이 꼭 있기 때문에 연습하다가 자꾸 까먹는 부분, 실수하는 부분은 반드시 연습 당일에 모조리 메모해서 반복복기하도록 하자. 바로 바로 메모해야 안 까먹는다.
9) 면허는 정말 간절히 따고싶은데 나는 계속 도로주행시험에서 떨어지는 장수생이다...라고 한다면 강서면허시험장을 추천한다. 시험장마다 당연히 주변 인근 도로로 시험코스를 선정하는데 강서면허시험장 주변에 공항대로가 있어서 특성 코스는 상대적으로 길이 넓고 쭉쭉 뻗어있다. 각 지역 면허시험장마다 코스를 먼저 확인해서 차량통행 많거나, 근처 물류창고/공사장같은게 있어서 덤프트럭같은 큰 차들이 많이 다녀 초보 운전자들이 겁먹기 쉬운 곳이거나, 한 눈에 봐도 복잡한 지역은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4 초보 라이프 시작
이제 운전자보험을 들 차례인데 아빠 밑으로 들어가면 나는 1년에 20만 원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선은 일일 보험 (일 6000원)으로 주말마다 간간히 가까운 거리부터 연습하려고 한다.
예전의 나는 운전면허 따야겠다고는 전혀, 0.1도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막상 공부하고 면허 따고 보니 운전이 생각보다 두려운 게 아니고 재밌다는 걸 알게 됐다. 그간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에서 이제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사람으로 승격되고 보니 이젠 길을 걸을 때 교통상황을 더 유심히 보게 되고 보행자로서 안전에도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그나저나 학원에는 여성분들이 상당히 많아서 신기했다. 남성이 더 많을 줄 알았는데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분들이 많았고, 뭔가 더 응원하게 되더라. 내 친구들 중에는 면허 취득한 애들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운전은 위험하고 무서운 거니까 마냥 멀리하기보다는 본인도 충분히 능력 있고 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난 이제 멋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것이다!
+3년 후의 생각들
-운전할 일이 없어 나중에 연수를 새로 받게 되더라도 성인이 되자마자 운전면허를 우선 따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자율주행차량 시대가 오는데 굳이 면허를 70만원이나 돈들이고 힘들여 따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역시나 차에 대해 아는 사람과 도로 위의 참여자가 된다는 것,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직접 잡아보는 경험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낯섦과 두려움, 또는 호기심에서 시작해 점점 노련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참 가치 있는 일이다.
-해외 생활을 앞두고 있다면 한국에서 미리 취득해놓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만큼 면허 따기 쉬운 곳도 없다고 들었고 정보 찾기가 좀 더 유용한 것은 확실하다.
-나도 지금은 운전하는 것 거의 다 잊었지만 별로 아깝지않다. 마음 먹고 다시 익히면 언제든 또 운전할 수 있다. 올해 아마 최소 한번은 이사할텐데 공유차량 큰거 빌려서 직접 운전해서 이사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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